전체 글 14

영화 [겟 아웃] 흑과 백으로 그려낸 스릴러, 장르는 현실을 은유한다

줄거리 한 문장 요약 흑인 사진작가인 '크리스'는 백인 여자친구인 '로즈'의 가족을 만나기 위해 간 그녀의 집에서 기이한 일을 겪는다. 서론 저는 한국인이자 동양인이며 유색인종입니다. 평생을 한국에서 살았기에 제 눈에는 살구색 피부를 가진 인간이 더 익숙합니다. 가끔 피부색이 하얗거나 까만 외국인을 만나도 별로 감흥이 없습니다. 그들도 저와 똑같은 인간이니까요. 우리는 학교에서 선생님에게, 가정에서 부모님에게, 인터넷에서 네티즌들에게 인종차별은 나쁜 거라고 주기적으로 교육받아왔습니다. 한국 역사에서 다른 인종을 노예로 기른 적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한국에 인종차별은 실존합니다. 그 피해자는 주로 아시아권에서 한국으로 넘어온 외국인 노동자들이죠. 얼마 전에 눈살이 찌푸려지는..

카테고리 없음 2025.08.13

영화 [박하사탕] 기차는 때때로 방향을 바꾸곤 하지만 결국 철길 위를 지난다

줄거리 한 문장 요약 1999년 봄, 20년 만에 야유회에 참석한 영호가 철길 위로 몸을 던지자 그의 과거사가 주마등처럼 펼쳐진다. 서론 영호는 왜 하필 철길 위에 올라간 걸까요. 자살이 목적이라면 굳이 기차에 치이는 방법이 아니어도 될 텐데요. 인생을 기차 타고 떠나는 여행에 비유해 봅시다. 이 영화에서 우리는 조금 특이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한 개인의 인생을 역순행적 방향으로 들여다보는 것이죠. 영호가 운행하는 기차의 승객이 되어 그가 보여주는 풍경을 감상하는 겁니다. 짧은 여행 끝에 우리는 깨닫고 맙니다. 기차의 방향을 책임지는 건 기장이나, 그것만으로는 기차가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요. 시대는 개인의 인간성까지 집어삼킨다 영호는 20년 만에 야유회에 참석합니다. 거기..

카테고리 없음 2025.08.06

영화 [좀비딸] 너는 나의 NO.1이기에 나는 너를 놓을 수 없어

줄거리 한 문장 요약 맹수 전문 사육사인 정환은 좀비가 된 자신의 딸 수아의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특급 훈련을 시작한다. 서론 가족이란 무엇일까요. 단순히 피로 이어진 사람을 뜻하는 단어라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세상엔 혈육으로 인해 고통받는 이들도 많으니까요. 우리는 정환과 수아의 관계를 지켜보면서 가족의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영화 초반엔 박장대소하던 관람객들이 끝나갈 때쯤이면 눈물을 쏟는 이유도 이 때문이겠죠. 모든 걸 다 버려도 너만은 안 돼 중학생인 수아는 댄스 경연 대회를 앞두고 있습니다. 경연곡은 보아의 'NO.1' 집에서 혼자 열심히 연습 중입니다. 그러다 정환에게 딱 걸리죠. 정환은 사육사가 되기 전 춤을 즐겨 췄습니다. 사춘기인 딸 옆에서 춤도 춰 주는..

카테고리 없음 2025.08.01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나의 이름이 네가 되는 순간 우리의 사랑은 무르익었다

줄거리 한 문장 요약 여름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리는 열일곱 살의 소년 엘리오는 고고학 교수인 아버지의 연구를 돕기 위해 별장에 찾아온 스물네 살의 남성 올리버에게 알 수 없는 끌림을 느낀다. 서론 이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저는 조금 당황스러웠습니다. 각각의 장면은 기억이 나는데, 그 장면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영화가 끝을 맺었는지 잘 생각나지 않았거든요. 방금 본 영화인데 이럴 수가. 새벽이라 피곤해서 집중이 잘 안 됐나 스스로를 의심했습니다. 특별한 사건 없이 감정 중심으로 진행되는 서사 구조.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영화라기보다는 어느 여름날의 기억으로 제 머릿속에 자리 잡았습니다. 안개 낀 것처럼 흐릿하면서도 찬란하죠. 감독도 이 점을 노려 연출했을 겁니다. 겉으로 보면 사랑만을..

카테고리 없음 2025.07.28

영화[전지적 독자 시점] '어쩔 수 없어'라는 말에 굴복하지 않는 자, 주인공

줄거리 한 문장 요약 유일하게 멸.살.법*의 결말을 아는 '김독자'는 현실이 자기가 읽었던 웹소설의 내용대로 흘러가자 동료들을 모아 이 세상에서 살아갈 방법을 찾아 나선다. 멸.살.법 =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세 가지 방법. tls123이 쓴 작품으로, 작가를 제외하고는 김독자만이 결말까지 읽었다. 서론 우리는 경쟁을 유도하는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상대를 밟고 내가 올라가야만 하는 시스템 속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수긍하죠. 혹은 무언가를 포기하며 저런 말을 하기도 합니다. 이 무언가에는 꿈, 계획 등등 많은 단어가 들어갈 수 있습니다. 언제까지 어쩔 수 없었다고 한탄해야만 할까요. 왜 스스로 수동적인 인간이 되기를 선택했으면서 자신의 처량함에 좌절감을 느낄까요. 여기,..

카테고리 없음 2025.07.24

영화 [극장판 도라에몽 : 진구의 그림이야기] 잘 그린 그림이 좋은 그림은 아니다

줄거리 한 줄 요약 '들어가는 라이트'를 통해 그림 속 세상으로 들어가게 된 진구 일행이 아트리아 공국의 공주 '클레오'와 함께 환상의 보석의 비밀을 파헤친다. 서론 저는 무언가를 시작할 때, 주로 이런 고민을 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 잘하는 법에 대해 여기저기 검색하고 다녔죠. 그러다 힘이 빠져 포기해 버린 경우는 셀 수도 없습니다. 요즘은 아닙니다. 요새의 저는 일단 하고 싶은 게 생기면 하고 보는 편입니다. 잘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하고 싶은 대로. 최근에는 컬러링북을 시작했는데요. 그냥 제가 칠하고 싶은 색으로 막 칠하는 중입니다. 색이 서로 어울릴까, 너무 못 칠했나? 이런 건 신경 쓰지 않고요. 저만의 색으로. 그런 생활을 이어가는 중이던 저에게 도라에몽 극장..

카테고리 없음 2025.07.19

영화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우물에 비친 건 진정한 나였다

줄거리 한 줄 요약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은 무명의 소설가 효섭이 자신을 짝사랑하는 민재 몰래 유부녀인 보경과 사랑을 나누며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서론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제목이 흥미로워서 예전부터 눈독 들이던 영화였습니다. 돼지가 우물에 빠진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아마 돼지는 스스로 우물 밖을 빠져나오지 못할 겁니다. 그 좁은 공간에서 발가벗겨진 듯이 수치스럽게 있을 수밖에 없겠죠. 성욕 혹은 사랑이라는 이름의 물과 함께 말입니다. 우리는 냉소적인 시선으로 우물에 빠진 돼지(영화 속 인물들)를 비판하게 되고, 머지않아 깨닫습니다. 돼지는 현실에도 있음을. 커다란 사건이 없는 서사, 전달되는 욕망 영화는 효섭의 관점에서 먼저 시작됩니다. 효섭은 소설가입니다. 무명인 탓에..

카테고리 없음 2025.07.16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악령의 목소리는 가까이 있다

줄거리 한 줄 요약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케이팝 걸그룹, '헌트릭스'가 자신들의 능력을 이용해 악령을 막는 황금 혼문을 완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야기입니다. 서론 평소에 음악 듣는 것을 좋아합니다. 영화 감상도 즐기고요. 그런 저에게 케이팝+영화는 지나칠 수 없는 소재였습니다. 원한다면 아무 생각 없이 즐길 수도 있는 가벼운 영화지만, 저는 왜인지 이 영화를 보고 나서 많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람들의 마음을 혼탁하게 만드는 악령의 목소리 때문이었습니다. 악령의 목소리에 대하여 사자 보이즈의 멤버인 진우는 악령이면서 400년 전 기억을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때의 진우는 궁핍했습니다. 비파 연주로 가족들을 먹여 살리고자 했으나 쉽지 않았죠. 결국 귀마와 계약을 맺게 됩니다. 그 뒤에 왕 앞에..

카테고리 없음 2025.07.10

영화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자연은 살아가고, 인간은 살아남고 싶어한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가 극장에서 재개봉한다는 소식을 알고 나서 저는 큰 고민에 빠졌습니다. 지브리의 작품을 극장에서 보고 싶은 마음과 SF를 좋아하지 않는 취향이 서로 갈등을 빚었거든요. 왠지 모르게 SF 작품들은 도무지 흥미가 생기지 않더라고요. 저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합니다. '나는 사실 SF를 싫어하는 게 아니라 재미있는 SF를 본 적 없는 게 아닐까?' 네, 고민 끝에 결국 보러 갔다 왔습니다. 아쉽게도 사람 취향이라는 게 쉬이 변하는 건 아니었습니다. 딱 적당한 길이의 영상물인데 유독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기분. 몰입이 안 돼서 저절로 떨어지는 집중력. 잘 만든 영화인 것과는 별개로 저에게는 와닿지 않았습니다. 인간 대 자연. 관람 전, 이 영화와 관련하여 생각한 키워드였습니다. 영화..

카테고리 없음 2025.07.05

영화 [엘리오] 이 우주에서 우리는 혼자인가?

엘리오는 부모님이 죽은 후 극심한 외로움을 느끼는 소년 엘리오가 지구의 대표자로서 커뮤니버스에 가게 되며 일어나는 이야기입니다. 엘리오는 고모인 올가 밑에서 살고 있습니다. 소령인 올가는 아이를 떠맡는 바람에 우주비행사라는 꿈을 잠시 접어둔 상태입니다. 엘리오를 잘 챙기려고 노력합니다만 그 노력이 엘리오에게 닿지는 않습니다. 엘리오는 자신이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리하여 외계인에게 납치되고 싶어 합니다. 제발 자신을 데려가 달라는 메시지도 남기죠. 이 광활한 우주에 자신을 원하는 존재 하나쯤 있지 않을까 하는 심리로 보입니다. 아이의 염원이 닿았던 걸까요. 엘리오는 고등 생물들이 모인 범은하적 조직인 커뮤니버스에 끌려갑니다. 커뮤니버스는 엘리오가 꿈꿨던 세상 그 ..

카테고리 없음 2025.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