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계곡의 나우시카가 극장에서 재개봉한다는 소식을 알고 나서 저는 큰 고민에 빠졌습니다. 지브리의 작품을 극장에서 보고 싶은 마음과 SF를 좋아하지 않는 취향이 서로 갈등을 빚었거든요. 왠지 모르게 SF 작품들은 도무지 흥미가 생기지 않더라고요. 저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합니다. '나는 사실 SF를 싫어하는 게 아니라 재미있는 SF를 본 적 없는 게 아닐까?' 네, 고민 끝에 결국 보러 갔다 왔습니다. 아쉽게도 사람 취향이라는 게 쉬이 변하는 건 아니었습니다. 딱 적당한 길이의 영상물인데 유독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기분. 몰입이 안 돼서 저절로 떨어지는 집중력. 잘 만든 영화인 것과는 별개로 저에게는 와닿지 않았습니다. 인간 대 자연. 관람 전, 이 영화와 관련하여 생각한 키워드였습니다.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