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 3

영화 [경찰서를 털어라] 유쾌한 도둑은 사람의 마음을 턴다

경찰서를 털어라는 보석털이 전문 도둑인 마일즈 로건이 체포되기 직전 공사 중인 건물의 환기통에 다이아몬드를 숨겨두며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저는 하루가 고단할수록 가벼운 영화를 찾습니다. 두 시간 내외만이라도 아무 생각 없이 웃고 싶기 때문입니다. 한 시간 삼십삼 분짜리 코미디 영화는 피곤함에 찌든 저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이 영화는 초반부터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다이아몬드를 훔치기 위해 로건을 포함한 네 명의 도둑이 작전을 펼치는데, 그중 에디가 디컨의 배신으로 죽임을 당합니다. 아니, 분명 코미디여서 가벼울 줄만 알았는데, 이게 무슨 일이지. 예상치 못한 전개에 웃음이 새어 나오더군요. 이때부터 제 기대감이 급격히 상승했습니다. 로건은 경찰에게 붙잡힌 뒤, 2년 뒤에 감..

카테고리 없음 2025.06.28

영화 [달콤한 인생] 달콤함은 각설탕처럼 한순간에 녹아내리니

달콤한 인생은 어느 날 선우가 조직 보스인 강 사장으로부터 자신의 내연녀인 희수를 감시해 달라는 부탁을 받으며 시작됩니다. 선우는 강 사장의 신임을 받습니다. 강 사장이 아내에게도 못 말하는 속사정을 선우에게 털어놓은 것도 그 때문이죠. 강 사장은 왜 선우를 가까이할까요. 그 수많은 이들 중에 어째서 선우였을까요. 선우에겐 궁금증이 없습니다. 소위 말해 까라면 까는 스타일입니다. 강 사장 입장에서는 이보다 편리한 부하가 없을 겁니다. 선우 입장에선 시키는 대로 하면 호텔 라운지에서 달콤한 인생을 살 수 있는데, 굳이 반항할 이유가 없습니다. 조폭 특성상 반항했다가 큰일이 날 수도 있고요. 선우의 임무는 희수를 감시하는 것. 정확히 말하자면 희수가 강 사장 몰래 만나는 남자와 얼마나 깊은 사이인지 ..

카테고리 없음 2025.06.26

영화 [파수꾼] 나를 지키기 위해 너를 지키지는 못했던 소년들

파수꾼은 기태의 아버지가 그의 죽음을 쫓아가며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솔직히 털어놓자면, 저는 작품 초반까지 기태가 누구인지 헷갈렸습니다. 기태 역이 서준영 배우라고 생각했었거든요. 스스로 생을 마감한 기태는 분명 (같은 무리 애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착한 아이였을 거라고 혼자서 단정지은 탓이었습니다. 정말 부끄럽군요. 이 영화의 구조는 독특한 면이 있습니다. 이미 클라이맥스가 끝난 상태로 영화가 시작되죠. 사람 따라 보는 관점이 다르겠으나, 저는 기태의 죽음이 클라이맥스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 영화는 기태가 죽는 장면에 초점을 두지 않았을까요. 영화가 끝나기 직전에 극적으로 연출할 수도 있었을 텐데요. 엠뷸런스의 사이렌이 울리고, 현장을 본 사람들이 기겁을 하고. 그걸 원치 않았기..

카테고리 없음 2025.06.25